23 Jul
자연어 처리(NLP)를 중심으로 관련 분야를 폭넓고 싶게 다루었던 ‘Foundation of Statistical Natual Lanugage Processing(일명 주사위책)’을 기억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 필진에 야후 리서치 책임자이신 분이 가세하여 집필한 IR책이 나와서 오늘 받아서 몇 챕터를 읽어보았습니다. 이미 국내 블로그에 소개된 바 대로, 웹에 초판이 꾸준히 공개되면서 널리 알려진 책입니다.
사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이 아니라, IR이라는 분야를 1년간 주로 논문 및 실제 연구를 통해 공부한 후에 ’교과서’로 다시 읽는 기분은 조금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학부때처럼 ‘요걸 언제 다 읽어’가 아니라, ‘이걸 이렇게 쓰셨구나.. 그런데 이 부분은 좀 이상한데?’가 되기 때문입니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아득함과, 조금 올라와서 한숨 돌리며 내려다보는 여유의 차이라고 할까요? 아직은 아득함이 압도적이지만 말입니다.
이 책의 존재를 접하고 처음 들었던 의문이 있었습니다.
‘왜 IR책을 NLP연구자가 쓰는거지?’
사실 1저자인 Christopher D. Manning의 출판물 목록을 보면 IR쪽 연구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 관심사를 살펴 보아도 IR은 빠져있군요. NLP와 IR이 그만큼 깊은 관련을 맺고있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도 있고, 그만큼 IR이라는 분야가 널리 각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관련 분야의 연구자가 교과서를 쓰겠다고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아직 IR이라는 분야의 역사나 저변이 충분치 못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DB 교과서를 OS 연구자가 쓴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어쨌든 책을 받아들고 읽으면서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정통 IR에 해당하는 인덱싱이나 검색 모델 부분, 웹 검색에 대부분의 지면이 할애되어 있고, 예전에 주사위책에 있던 Latent Semantic Indexing도 거의 새로 씌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NLP의 색채를 지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지, 제가 관심을 가졌던 NLP와 IR의 연계 연구에 대해서는 내용이 빈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본격 IR 교과서로는 미흡하다고 할만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우선 지난번 책에 이어 Clustering과 Classification을 지나치게 많이 (그것도 비슷한 내용으로) 다루면서 IR의 주요 분야인 Question Answering이나 Cross Language IR, Multimedia IR을 누락시킨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또한 정통 IR 연구의 핵심인 검색 성능 평가(evaluation)부분에서는 평가 결과의 유의성 테스트(significance test)가 전혀 다루어지지 않으며, 평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최근 연구성과가 많이 누락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실제 IR 연구를 하지 않고서는 깊이있게 쓰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검색 모델 측면에서도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 Vector Space Model(VSM)을 기준으로 설명이 이루어집니다. 단, 별도로 독립된 Language Model(LM)관련 챕터에서는 LM의 상대적 장점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Draft에서는 좀더 LM쪽에 인색한 평가를 내렸던 점으로 미루어볼때, 그사이에 IR 연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듯 합니다. 어쨌든 이론적으로나 성능으로나 이미 학계의 대세가 된 LM 관련 내용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LM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가 최근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이처럼 구성 측면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개념을 명쾌한 예와 간결한 문장으로 풀해내는 저자들의 능력은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정통 IR에 더 가까운 책이 나오겠지만, 이 책은 앞으로도 많이 쓰일 것 같습니다. 단, IR로 밥멀이를 하시는 분이 아닌 분이라면 (특히 주사위 책을 갖고계시다면) 웹사이트에서 부분적으로 출력해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판단입니다.
P.S. 이 책의 별명(~책)은 뭐가 될까요? 파란 색이라 물결?, 아니면 표지의 태그?
Tags :
정보검색,
Book,
Review
Print
Comments(4)
Trackback
10 Apr
유학 준비에 대한 자료를 찾다 눈에띄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강릉대 아이들 미국 명문대학원을 정복하다.’ 강릉대 전자공학과에 91년 설립과 동시에 부임한 조명석 교수님이, 15년에 걸친 노력끝에 어떻게 97년부터 총 31명을 미국 대학원에 진학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학원 입학허가를 받는데 어느 학부를 졸업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제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었으나, 읽은 후에는 부모님도 포기했다는 아이들을 자신감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로 키워낸 조명석 교수님을 비롯한 강릉대 전자과 교수님들의 순수한 열정과 끈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조명석 교수님은 책에서 처음에 국내 대학원과 기업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학생들에게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역으로 해외대학원에 도전할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97년 첫 제자가 University of Washington에 진학하자 이를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유학을 준비하는 제자들에게 여름방학때 하루 12시간씩 집중 훈련을 시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유학간 선배들의 사진이 붙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학사관리를 엄정하게 하여 탄탄한 전공 실력을 쌓을수 있도록 지도하셨다고 합니다.
뜻있는 개인의 지속적인 노력이 얼마나 주변 및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학생을 지도하는 마음가짐에대해 조명석 교수님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린아이는 눈빛만으로 부모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안다.
하물며 대학생이 교수가 자신을 존중하는지 무시하는지를 모르겠는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조 교수님의 지도를 받은 강릉대 전자과 학생들은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다른 대학 출신과 전공실력을 겨룰 때 내가 대학시절에 정말 탄탄하게 실력을 기르고 왔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요.
국립 강릉대, 그것도 전자공학과 진학이 생애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서울대 전자과 졸업예정자로서 스스로의 대학생활을 돌이켜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과연 대학생활 및 출신학교에 대해 이정도 자신감을 가졌던가요?
기회가 될때마다 후배들에게 학교이름만 믿고 나태하게 지내면 큰코다칠것이라고 경고해왔으나, 학벌사회의 붕괴가 머지않았음을 다시 실감합니다. 해외유학이라는 ‘Second Chance’의 가능성이 충분히 확인된 만큼 앞으로 실력있는 ‘비명문대’ 학생들의 유학은 추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유학생 수의 증가에 따라 유학 자체가 주는 프리미엄은 깎이게 되겠군요. 자격보다 실력이 우선시되는 시대의 도래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책에 인용된 로맹 롤랑의 명언을 옮깁니다.
운명은 일시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경험과 시련, 알려지지 않은 노력의 기초위에 쌓이는 것이다.
그렇게 결정된 운명은 견고해서 흔들림이 없다. 왜나하면 자신이 스스로 노력해서 일궈낸 성과들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로맹 롤랑
책에는 유학에 대한 현장감있는 조언이 가득한 만큼,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이와함께 제가
LifArt.com에 연재중인 유학 준비 가이드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강릉대 아이들’ 관련기사 Jerry’s 미국 대학원 유학 준비 가이드
Tags :
Essay,
Book
Print
Comments
Trackback
18 Mar
오늘 소개할 책은 ‘골퍼와 백만장자’입니다. 얼핏 이름만 들어서는 흔한 재테크 서적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을 평가하는 척도로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내 모습은 과연 달라졌는가? 이 책은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은 힘들고 중요한 순간마다 제 귓가에 울리곤 합니다. 마치 책속 인물인 백만장자가 제 등뒤에 앉아있는 느낌을 받곤 하죠.
‘모든 것이 마음의 문제’라는 흔한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깨우고 움직이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것 같구요. 예전에 10권쯤 사서 주변의 고마운 분들께 선물하기도 했으며, 실의와 좌절에 빠질 때마다 곁에 두고 읽는 책입니다.
인상깊은 구절:
‘평상시 훌륭한 샷을 할 수 있는 골퍼는 수없이 많아. 그러나 시합이 어려워지고 심리적 압박감이 엄청난 상황에서는 오직 훈련된 사람만이 실수를 피할 수 있지. 위대한 골퍼들은 게임의 90퍼센트가 심리적이라는 것을 알지. 인생도 마찬가지야. 둘 다 마음먹기 달린 거지.’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의 첫 페이지를 예순 번 고쳐 썼고, 에디슨은 세상을 밝힌 전기를 발명하기 전에 1만 번의 실험을 하였다네. 그들은 골프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신성한 질서의 일부로 만드는 숨겨진 비밀과 완벽한 법칙을 알아내기 위하여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고 또 하고 또 했단 말이네. 동시에 행운의 여신을 길들이고자 했다. 어떤 위대한 골퍼가 한 말이 있네. ‘나는 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나는 더욱더 운이 좋아져!’
‘내가 그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하고 있었던 일은 실제로 일종의 모방이었지. 그 당시는 못 느꼈지만, 우리는 모방하는 대상과 같게 된다고들 하는데, 내가 실제로 그렇게 되었지. 심리 법칙의 멋진 점 중 하나는 그 법칙을 우리가 전혀 몰라도 작동한다는 점이야. 자네는 다만 그 법칙을 꾸준히, 사랑을 가지고 적용시키기만 하면 되지.’
‘사업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하기도 전에 성공을 ‘보는’것이네. 물론 치밀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성공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 훌륭한 판단 신중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심리법칙들의 무과실성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긍정적인 사건들, 우연한 만남 등과 같은 성공의 명확한 이미지들과 함께,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이루게 한 것이야.’
‘모범이 되어야 해. 모범이야말로 무엇을 가르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되지. 위대한 골퍼가 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한 사람이 되게. 자네의 나이에 진정으로 사람들을 돕길 원한다면 그것이 최선이야. 자네가 불행하다면 남을 도울 수 없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아지는 것이고 남을 도움으로써 진화하는 것이야’
[##1C|dk2.pdf||##]
Tags :
Essay,
Book
Print
Comments
Trackback
23 Mar
노스모크에서 김창준씨 소개로 처음 알게 되었으며, 존경하는 작가 중 한명인 제럴드 와인버그의 작품입니다. 번역서도 있지만 그의 간결하면서 허를 찌르는 필력을 맛보기 위해 원서를 읽었습니다. 컨설팅이라면 ‘경영 컨설팅’, ‘부동산 컨설팅’을 떠올리실지 모르겠으나 저자는 컨설팅을 조언을 주고받는 것으로 규정하고, 효과적인 조언의 원칙, 조언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빠지기 쉬운 여러 함정 등을 소개합니다.
와인버그의 책이 그렇듯이 주제를 넘어서는, 세상사 전반에 대한 통찰과 맛깔스런 비유로 가득찬 책입니다. 그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When effective consultant is present, the client solves the problems.
컨설턴트가 문제 해결에 대한 크레딧을 가지려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자기를 버려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컨설팅입니다.
The wider you spread it, the thinner it gets. (Influence or affluence; take your choice)
Once you eliminate your number one problem, number two gets a promotion; Eliminate the illusion that you’ll ever finish solving problems.
The ability to find the problem in any situation is the consultant’s best asset. It’s also the consultant’s occupational disease.
Don’t be rational;be reasonable;
The time they do need a consultant is when logic isn’t working.
세상은 결코 합리성과 논리에 근거해 돌아가지 않죠. 논리적 사고로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것은, 모든 과학적 발견이 기존 지식에 간단한 추론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고 믿는 것 만큼이나 바보스러운 일입니다. 논리만으로 무장한 컨설턴트는 얼마나 미약한 존재일까요?
The better adapted you are, the less adaptable you tend to be.
ex) Older and experience people vs. younger yet more adaptable people
Why people needs consultants: consultants are less adapted to the present situation, and therefore are potentially more adaptable.
“기껏해야 며칠 공부한 컨설턴트가 어떻게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겠군요.
Don’t try to forcefully extend your problem to fit the tool you’re with.
The child who receives a hammer for Christmas will discover that everything needs
pounding.
The true expert can see multiple aspect of a situation, but the novice sees only whatever is most conspicuous. Similarly, the incompetent consultant doesn’t define problems, but simply sabels them with the first word that comes to mind.
To be successful, consultants should amplify their impact. They should work like a marital arts master, applying the slightest force and allowing the weight of opponent to do the work.
컨설팅과 무술을 비교한 와인버그의 절묘한 비유가 돋보입니다. 이를 좀더 맛보고 싶으신 분에게 근작인
‘Weinberg on Writing:Fieldstone Method’를 추천합니다. (이 책도 조만간 리뷰가 올라갑니다 ;)
관련 자료
권말 레퍼런스 정리
저자 웹사이트
Tags :
Essay,
Book
Print
Comments(1)
Trackback